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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맘인터뷰] “오진예수요? 10대들 심폐소생하고 싶었어요” 관리자 2017-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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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event.onmam.com/bbs/bbsView/40/5297661


 

주일 오전 10시 30분. 찬양이 시작된다. 앉아있는 청소년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스마트폰을 열고 ‘딩고’를 본다. 목사님이 설교를 시작한다. ‘카카오톡 채팅창’ 위에서 손가락이 더욱 빨라진다. 예배가 끝났다. 집에 가는 길은 유튜브와 함께 한다. 많은 숫자의 10대들에게 복음, 찬양은 그저 식상하고 지루한 의식일 뿐이다. 


요즘 교회 10대들은 미전도 종족이라고 한다. 몸은 예배당에 있으나 영혼은 그곳에 없다. 스마트폰에 더 놀라운 세상이 있다. 또래들과 함께 쇼미더머니 얘기하는 게 더 재미있다. 그런데 영적으로 호흡기만 꽂아놓은 이들 세대들을 깨운 찬양이 등장했다. 오진예수. 제목부터 남다르다. 

재미난 건 음악이 아니다. 가사였다. 소위 약빤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가사 캡처본이 올라오더니 좋아요가 수천개에 이른다. 가수 윤종신이 “더 열심히 창의적 작업 하기로”라며 가사를 극찬한다. 대중 가요의 전유물인 음원 스트리밍 페이지에서도 오진예수가 소개됐다.  

 


 

 

- 출처: 윤종신 페이스북 페이지


논란도 많았다. 찬양 가사의 자격이 없다며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지 말라’는 말씀을 인용해 정죄하는 반응들이 쏟아져 나온다. 댓글이라고 하기엔 너무도 긴 문장들이 오진예수에 달리기 시작한다. 

이 괴이한(?) 찬양을 만든 사람들은 누구인지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몇몇 매체에서 서면 및 전화 인터뷰 기사가 나왔고, 찬양 가사에 얽힌 이야기들도 지난 몇주간 소개됐다. 곡의 주인공은 CPR(심폐소생술) 팀의 이화익 PD, 박진희 형제다. 

이들은 오진예수를 향해 "촌스러운 거 인정"이라고 말한다. 가사는 소위 '약빤다'는 평가를 받지만 멜로디는 촌스럽다는 평가에 대한 답이다. 실제 교회에서 따라부르기 위한 수준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였기에 EDM, 힙합 등 '핫한' 장르를 일부러 포기했다. 90년대 교회오빠들 같은 노래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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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 

이화익 : 음악 프로듀서
박진희 : 서울외국어고등학교 러시아어 교사
진행

김택환 : 온맘닷컴 대표 

유재석 : 온맘닷컴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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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예수 같은 노래는 언제부터 생각한 건가?

 

이화익(이하 이): 박진희 형제와는 같은 교회다. 철이 없어서 드립을 많이 친다. '평범하게 살지 말자, 똑같은 삶을 살지 말자'는 주의라서다. 교계 콘텐츠는 우리도 재미없어서 잘 안본다. 오히려 딩고, 영국남자, 데이브 같은 요즘 친구들이 즐겨보는 영상을 즐긴다. 볼 때마다 느끼는 건 감각이 정말로 젊다는 거다. 편집 진짜 잘한다. 나도 교회 끌려오는 어린 친구들과 소통하고 싶고, 사랑해서 같이 예배하는데, 저런 언어를 쓰고 싶단 욕구가 많았다. 재미를 추구하고 싶었던 거다. 이런 노래 만들자는 얘기를 한 지 2년이 다 됐다. 다만 앨범으로는 처음이다. 예전에는 가수 자이언티의 '꺼내먹어요' 노래에 '내 마음을 가득 채운' 찬양을 섞어서, 아이들 예배 때 써본 적이 있는데 반응이 좋았던 기억도 있다.

김택환(이하 김): 교계 문화 콘텐츠에 아쉬운 게 있다. 1980~1990년대까지만 해도 대중문화 콘텐츠가 다양하지 않았고, 오히려 교계 문화 콘텐츠가 다양했다. 매년 열리는 문학의 밤 자체가 문화였다. 당시 한국 가요계엔 리사이틀이나 디너쇼가 전부였지만 대중과 만나는 콘서트 형식 역시 교회에서 차용해온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저 후지다는 평가를 받을 뿐이다. 오히려 교계가 대중문화를 카피한다. 작년 한국 모든 중고등부, 청년부 수련회 키워드가 응답하라 0000였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을 카피한 거다. 오마쥬도 없고 철학도 없다. 세상의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면 재미라도 있어야 하는데. 

이: 맞다. 백날 카피하지 말고 창작을 해야 한다. 오진 예수 만들기 전부터 창작곡들을 많이 예배 시간에 선보였다. 진희 형제는 창작곡을 많이 만들어서 예배곡으로 부르고, 나는 말씀을 인용했다. 그러다가 창작의 길을 걷는 아티스트로 정체성을 갖고, 오진예수까지 만들게 됐다.

김: 교계가 살려면 다음 세대가 살아야 한다. 그런데 이 친구들이 즐길 콘텐츠가 없다. 그러니 교회 밖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이: 사실 레드벨벳이나 트와이스 분들이 강력하다(웃음). 그들을 이겨낼 콘텐츠가 없다. 미디어나 방송이 꽉 잡고 있고. 거대 미디어를 이기는 건 불가능에 가깝지 않은가. 그래도 흔적이라도 남기고 싶었다. 돌이라도 하나 던져보는 심정으로 말이다. 

김: 맞다. 리얼 버라이어티를 예로 들어봐도 지상파, 케이블, 종편에 따라 프로그램 수준이 다르다. 이렇게 맞서서는 경쟁이 안된다. 완전히 다른 걸 해야 한다.  

이: 비슷한 생각이었다. 우리가 음악을 만들긴 했으나, 이를 만들면서 항상 고민됐던 게, 언제 한 번 SM엔터테인먼트보다 사운드 좋게 만들 수 있을까? 제작비부터 모자란다. 사운드 자체를 이겨낼 수 없기에 의도적으로 포기했다. 요즘 애들이 EDM이나 댄스음악 좋아하는데 포기한 이유다. 아류가 되고 싶진 않았기 때문이다. 교회에서 따라할 수준의 노래를 만들기도 해야 했고. 대신 가사에 집중하게 됐다. 
 
-교회에서 오진예수 불러봤나?

박진희(이하 박): 앨범 공개 전에 섬기는 교회에서 임상 실험을 했다.  청소년 아이들과 함께 교회 헌금 순서에 노래를 부른 거다. 웃긴 건 자기네들이 쓰는 언어가 가사로 있으니 당황하더라. 코러스 부분에서 ‘오지구요’가 나오니 웃으면서 따라하면서 좋은 피드백을 줬다. 어른들은 신선하다는 반응이었다. 

이: 무엇보다 이 곡을 만든 우리부터 재미있었다. 평소엔 절대로 우리(교회 선생님들)에게 오지 않던 아이들어 예배 끝나고 오더니 따봉을 날리더라. 얘들이 절대로 먼저 오는 애들이 아닌데 말이다. 

-오진예수 발표 이후 반응은?

이: 소셜에서 많은 논란과 여러 반응이 나왔는데, 예상외로(?) 한군데도 연락이 오진 않았다.

박: 조심스러운 거지. 

이: 대신 악보 문의는 많이 왔다. 그래서 악보를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 페이스북 CPR 페이지(https://www.facebook.com/4yangsechan/) 오면 볼 수 있다. 

-곡에 대한 반응은 예상하고 만들었는지

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우리는 무명이니까. 당연히 미디어 노출 안될 거라 생각했다. 음반을 많이 내는 편인데,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것이 너무 익숙할 정도다. 그런데 반응이 오니 신기했다. 그리고 댓글로 설전이 오가는 모습을 보고서도 놀라웠는데, 그 바쁜 분들이 시간을 들여서 우리 찬양에 대해 긴 글을 쓸 줄은 정말 몰랐다. 

박: 일단, 사람들이 들을 거라고 생각 안했다. 들을 루트가 없지 않는가?(웃음) 다만, 어른들에게는 설명이 좀 필요할 거 같다고 생각했다. 교회내에서 처음 공개했을 때는 PPT에 오지다, 최애 등의 단어 설명을 넣었다.

-논란이 되는 걸 알았더라도 발표했을까?

이: 남의 눈치는 안보고 사는 주의다. 다만, 주일 예배 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수련회 때 특별 순서로 한 번 부르는 건 가능하지 않을까? 싶었다. 예수님에게 관심 없고 졸려 죽겠고, 교회 재미없는데 친구 따라오는 아이들에게 약간의 자극이 되고. 말씀하실 때 졸리지 않는 수준이면 좋겠다 싶었다. 

박: 우리 팀 이름이 CPR인데, Church Praise Revolution이자 심폐소생술의 영문 이니셜이다. 우리나라 다음 세대들이 다 죽어가고 있다고 생각해서 만든 이름이다. 학교, 학원가기 바쁘고, 아이들이 교회, 찬양을 접할 기회조차 없는 세상이다. 이 아이들을 살려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심폐소생술을 할 경우에는 늑골이 골절되는 것을 감안하고서도 4분 이내로 시행하는 응급처치술이다. 생명을 살리되 다른 부작용들은 감당한다는 의미다. 어떻게 보면 우리의 찬양에 대해 비판이나 부정적인 반응, 논란 등은 우리가 감안해야 하는 부러진 늑골이 아닐까 싶었다. 욕을 안먹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세대를 살리는 것이다. 이 친구들에게 어떻게든 복음을 전해주고, 교회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것 말이다. CPR이 만들어진 가장 중요한 이유다.

이: 우리도 A4 용지에 '살려야 한다' 문구를 붙이고 찬양해야 할 것만 같다(웃음).

-지금 세대의 예배가 어떻길래

박: 교사인 입장에서 말하자면 우리 교회 아이들의 많은 숫자가 부모님 때문에 온다. 잔소리를 견딜수 없어서 오는 아이들인 거다. 평소에는 거의 모든 말에 욕이 붙어있는 것을 보며 이들에게 믿음이 있는 건지 고민이 되기도 하는데, 기도하는 모습 보면 '믿음이 있구나!'는 생각에 깜짝 깜짝 놀란다. 

이: 요즘 애들한테 욕은 일상이지.

박: 그럼에도 이 친구들이 사랑스럽다. 저는 이들과 부대끼면서 같이 예배하고 싶은 마음이다. 워낙 무반응인 세대다. 찬양을 해도 그저 스마트폰을 볼 뿐이다. 예수님을 만나 눈물 흘리는 것까지 바라는 게 아니다. 그저 박수를 치거나 고개를 끄덕이는 수준을 바랄 뿐이다. 아주 가끔은 '진희쌤 노래 좋아요'라는 반응이 오곤 한다. 그럴 때면 '내가 이를 위해서 찬양을 하는구나' 생각도 든다.  

이: 우리세대가 청소년이었던 20여년 전만 하더라도 문학의 밤을 열면 애들이 몰렸다. 교회 밖에서 볼 거리가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그때는 SM 콘서트도, 유튜브도 없었다. 교회 가면 떡볶이랑 오뎅, 튀김도 주니 얼마나 좋나. 그런데 요즘 친구들은 다르다. 볼 게 너무도 많다. 반응이 없는 게 아니라 교회에 반응이 없는 거다. 온라인에서, 그리고 드라마, 예능 등 좋아하는 주제만 던져주면 시간이 부족해 안달이다. 그런데 교회와서 찬양, 말씀에 대한 건 할 얘기가 없는 거다. 예수님을 진짜로 알기 전에는 말이다. 그저 빨리 집으로 가서 게임하고 싶고, 내가 좋아하는 오빠 보고 싶고, 드라마 보고 싶은 거다. 얼마전 종영한 프로듀스 101 시즌2 첫방송에서 박지훈이란 친구가 카메라 앞에서 윙크를 해 화제가 됐다. 이 친구가 결국 1위까지 하게 됐는데, 자신을 어필할 때 '내 마음 속에 저장'이라고 말하면서 손 액션을 하는 행동들이 시청자에게 각인된 거다. 이 친구는 적어도 10대 시청자들을 철저히 연구한 티가 났다. 그런데 과연 우리는? 교회에 청소년 친구들이 왔을 때 얘네들이 정말로 필요로 하는 게 무엇인지 연구를 하는지 고민이 되더라. 


 

-요즘 친구들을 어떻게 이해하고자 하나?


이: 아이들과 대화할 때 어른의 위치에서 설명하면 '설명충'이라고 한다. 애들은 설명충을 극혐한다(웃음). 그저 애들이 지나갈 때 요즘 유행어를 툭 던질 뿐이다. 그러면 다 알아듣는다. 나도 어렸을 적 밴드부 활동을 했고, 서태지, 락, 메탈 너무 좋아했다. 속에 있는 것들을 분출하는 게 멋져보였다. 그후로 교회에서 찬양하면서 메탈리카의 모티브를 따서 가사를 얹은 적이 있었는데, 엄청 혼이 났던 기억이 있다. 메탈리카로 찬양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오히려 세상에서는 그런 식의 믹스를 재미있어 하더라. 이를 보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한국 크리스천들에겐 세상의 것에 대한 강박증이 있는 것 같다 

박: 나도 그런 교육 받았다. 하나님이 주신 목소리를 갖고 어찌 가요를 부르냐는 교육 말이다. 가요 CD 불태우라고 해서 태웠던 기억이 난다. 나는 10대 때 모든 가요를 다 끊었다. 오직 CCM을 들어야 하는구나 생각했다. 그러고나서 보니 주위에는 오로지 크리스천 친구들만 남았다. 안믿는 친구들이랑은 관계를 맺지 못한 거다. 20대가 되고 나서야 깨달았다. 이들과 가요를 같이 부르고 소통했더라면 적어도 이들에게 복음 한 번을 더 전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텐데, 그 좋은 기회를 모두 다 놓친 것이다. 만약 예수님이 지금 이 시대에 계셨다면 저렇게 하셨을까? "그건 아닌 거 같아 진희야"라고 하시진 않았을까. 

-앞으로의 계획은

이: 우리는 음악성과 사운드보다 정체성에 더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그러다보니 아이들과의 소통이 중요했다. 결국 언어를 맞춰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오진예수가 나온 거고. 이 영역을 조금 더 확장하려고 한다. 예를 들어, 부산에 있는 청소년들한테는 부산 사투리 찬양을 만들고, 탈북 청소년들에게는 그 지역의 언어로 만든 찬양을 선보이고 싶다. 다음 세대를 살리고, 이들에게 문화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 이들에게 다가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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